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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약을 바르고 가마에 넣기 전에는 누구나 멋진 결과물을 기대한다. 그러나 소성이 끝나고 뚜껑을 열었을 때, 상상과 전혀 다른 발색이 나올 때의 실망감은 도자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경험이다. 유약 발색 실패는 단순한 운의 문제가 아니다. 유약의 두께, 혼합 비율, 흙의 종류, 소성 온도, 시유 방식 등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. 이 글에서는 유약 발색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5가지 원인을 정리해보고, 초보 도예가가 실험 전에 꼭 점검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안내한다. 실패의 이유를 이해하면, 더 나은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.

 

1. 유약이 너무 두껍게 발라졌을 때

  • 유약이 지나치게 두꺼우면 기포 발생, 뿌연 발색, 흐름 자국 등이 생기기 쉽다.
  • 특히 무광 유약은 두껍게 바르면 질감이 뭉치고 색이 탁해진다.
  • 붓질보다는 담금 시유 시 더 자주 발생하는 실수다.

✅ 해결 팁:
유약 농도를 물처럼 묽게 조절하고, 한 번에 바르지 말고 얇게 두 번 바르자.

 

 

2. 유약이 잘 섞이지 않았을 때

  • 유약은 침전이 빠르기 때문에, 사용 전에 충분히 저어주지 않으면
    윗부분은 묽고 아랫부분은 진한 상태로 적용돼 불균일한 발색이 생긴다.
  • 특히 철 성분이 들어간 유약은 잘 섞지 않으면 색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.

✅ 해결 팁:
유약 사용 전 반드시 5분 이상 저어주기, 하루 이상 방치된 유약은 체에 거르기.

 

 

3. 소성 온도가 맞지 않았을 때

  • 너무 낮은 온도 → 유약이 충분히 녹지 않아 거칠고 탁한 발색
  • 너무 높은 온도 → 유약이 흘러내리거나 지나치게 유리질화되어 색이 죽는다.
  • 유약마다 권장 소성 온도가 다르므로 혼용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.

✅ 해결 팁:
사용한 유약의 소성 온도 범위 확인 필수. 1250도용 유약을 1150도에 쓰면 실패 확정.

 

 

4. 흙과 유약의 궁합이 맞지 않을 때

  • 같은 유약도 사용하는 점토의 종류에 따라 색이 달라질 수 있다.
  • 예를 들어 백자 점토에선 투명한 유약이 맑게 나와도, 적토(붉은 점토)에선 탁하게 나올 수 있다.
  • 유약이 점토와 잘 융합되지 않으면 **색 변화 + 갈라짐(크랙)**도 생긴다.

✅ 해결 팁:
유약을 바르기 전에 작은 테스트 타일로 실험하는 습관 들이기.

 

 

5. 시유 방법의 차이

  • 같은 유약도 시유 방식에 따라 색감과 질감이 달라진다.
  • 붓칠 vs 담금 vs 뿌리기 등 방식마다 유약의 두께와 분포가 다르고,
    → 이는 곧 발색과 유약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.

✅ 해결 팁:
한 가지 유약이라도 다양한 시유 방식으로 실험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 찾기.

 

발색 실패는 배움의 시작점

도자기 유약 발색 실패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다. 하지만 원인을 알고, 사전에 점검하고, 반복 실험을 통해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원하는 색과 질감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. 실망스러운 결과도 결국엔 데이터다. 중요한 건 실패한 이유를 기록하고 다시 시도하는 자세다. 실패는 작품의 적이 아니라, 성장의 디딤돌이다.